산재보험금을 받았는데 내 과실도 있다면, 회사에 청구할 손해배상액은?
요약
① 산재보험급여를 받았더라도 같은 성질의 손해가 남아 있다면 사업주 또는 제3자에게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② 현재 대법원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산재보험급여를 먼저 공제한 뒤 피해자의 과실을 상계합니다.
③ 급여별로 대응하는 손해와 지급 기간이 다르므로 산재보험급여 전액을 손해액 전체에서 일괄 공제할 수 없습니다.
④ 휴업급여는 지급 기간의 일실수입, 장해급여는 대응하는 장래 일실수입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위자료에서는 산재보험급여를 공제하지 않습니다.
⑤ 사망 사건은 실제 유족급여 수급권자와 각 상속인의 손해배상채권을 구분해야 합니다.
계산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2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 산재보험급여를 먼저 빼고 남은 금액에 과실비율을 적용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채택했습니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성질의 손해액과 산재보험급여가 확정되고 보험급여가 그 손해액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는 계산 순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종전 방식과의 차이는 원칙적으로 공제 대상 보험급여액에 피해자 과실비율을 곱한 금액입니다. 다만 보험급여와 민사상 손해가 같은 항목과 기간에 대응해야 하므로 모든 급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공식은 아닙니다.
산재보험금 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산재보험급여를 받았더라도 회사의 안전조치 위반 등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면 회사나 제3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회사나 보험사가 제시한 계산표에는 손해 항목, 산재보험급여, 과실비율이 함께 기재됩니다. 최종 금액뿐 아니라 어떤 급여를 어느 손해에서 공제했는지, 과실비율을 어느 단계에서 적용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제와 과실상계의 순서에 따라 최종 손해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제와 과실상계의 차이
손해배상액 산정에서는 공제와 과실상계를 구분해야 합니다.
과실상계는 사고에 근로자 본인의 잘못도 섞여 있을 때, 그 비율만큼 배상액을 깎는 것입니다. 본인 과실이 30%라면 상대는 70%만 배상합니다.
공제는 이미 다른 곳에서 받은 돈을 빼는 것입니다. 산재보험급여를 받았다면 그만큼은 손해가 메워졌으므로, 같은 손해를 두 번 배상받지 않도록 빼는 것입니다.
두 항목은 적용 순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현재 판례는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 산재보험급여를 먼저 공제한 뒤 과실상계를 적용합니다.
계산 순서에 따른 손해배상액 차이
일실수입 손해가 1억 원, 같은 성질의 장해급여로 4천만 원을 받았고, 회사 책임이 70%(본인 과실 30%)라고 하겠습니다.
방식 | 계산 | 결과 |
|---|---|---|
공제 후 과실상계 (현재 판례) | (1억 − 4,000만) × 70% | 4,200만 원 |
과실상계 후 공제 (종전 판례) | 1억 × 70% − 4,000만 | 3,000만 원 |
같은 숫자에서 1,200만 원이 갈립니다. 이 차이는 우연이 아니라 공식입니다. 손해액을 A, 보험급여를 B, 상대 책임비율을 C라고 하면, 공제 대상 급여가 같은 성질의 손해액 범위 안에 있다는 전제에서 두 방식의 차이는 B × (1 − C), 즉 받은 급여 × 본인 과실비율입니다. 위 예에서 4,000만 × 30% = 1,200만 원입니다.
풀어 말하면 이렇습니다. 종전 방식에서는 보험급여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몫까지 회사가 돌려받는 셈이었습니다. 바뀐 방식에서는 그 몫이 근로자에게 남습니다. 산재보험은 근로자의 과실을 따지지 않고 지급되는 사회보험이므로, 그 혜택을 가해자 측이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례변경
판례 변경은 두 단계로 왔습니다. 먼저 건강보험에 관하여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이 공제 후 과실상계를 선언했고, 이어서 산재보험에 관하여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그 뒤 대법원 2022. 12. 16. 선고 2022다262209 판결은 국민건강보험급여 사건에서 같은 계산 순서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 판결은 종전의 과실상계 후 공제 법리를 변경했습니다. 이후 대법원 2022. 12. 16. 선고 2022다262209 판결도 국민건강보험급여와 기왕치료비의 관계에서 같은 계산 순서를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두 제도는 근거 법률과 급여 구조가 다르므로, 실제 계산에서는 산재보험급여와 건강보험급여를 구분해야 합니다.
사업주·제3자·공동불법행위는 구조가 다릅니다
청구 상대방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인지, 사업주가 아닌 제3자인지, 또는 양쪽의 공동불법행위인지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의 대위와 당사자별 부담 구조는 달라집니다.
다만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3다297141 판결은 제3자의 개입 없이 산재보험 가입 사업주의 불법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보험급여를 먼저 공제한 뒤 과실상계를 해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따라서 이 계산법이 제3자에 대한 청구에만 적용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주의할 점
2022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직접 쟁점은 사업주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가 있는 사안에서 공단이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어느 범위까지 대위하는지였습니다. 공단의 대위액과 유족 또는 근로자가 최종적으로 청구할 손해배상액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상대방 쪽 계산과, 그것이 통하지 않는 이유
회사·보험사의 계산표에서 실제로 자주 보이는 구성입니다.
계산 1. "과실상계를 먼저 한 금액에서 산재급여 전액을 뺐습니다."
통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2022년에 폐기된 종전 방식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 급여를 먼저 빼고, 남은 금액에 과실비율을 곱해야 합니다.
계산 2. "받은 산재급여를 전부 합쳐 손해액 전체에서 뺐습니다."
통하지 않습니다. 공제는 같은 성질의 손해 사이에서만 합니다. 대법원이 반복해서 확인한 원칙입니다.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 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요양급여는 치료비에서, 장해급여·유족급여는 일실수입에서, 장의비는 장례비용에서 뺍니다. 성질이 다른 손해로 넘어가서 빼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022년 전원합의체 사건에서도 장의비 급여 1,400만 원 중 장례비 손해로 인정된 500만 원을 넘는 부분을 다른 손해에서 빼지 않았습니다. 위자료는 대응하는 산재급여가 없으므로, 위자료에서 산재급여를 빼는 계산은 그 자체로 잘못입니다.
계산 3. "휴업급여를 많이 받았으니 일실수입은 남는 게 없습니다."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판결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휴업급여는 그 급여가 지급된 기간의 일실수입에서만 뺍니다. 치료가 끝난 뒤 장해로 인한 장래 일실수입까지 휴업급여로 상쇄하는 계산은 파기 사유입니다. 실제로 위 사건의 원심은 휴업급여와 장해급여를 전체 손해액에서 통째로 공제했다가 파기되었습니다.
산재보험급여와 손해 항목의 대응관계
계산표를 검토할 때는 먼저 산재보험급여와 민사상 손해 항목의 대응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산재보험급여 | 원칙적인 대응 손해 | 주의사항 |
|---|---|---|
요양급여 | 기왕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 | 실제 지출된 치료비와 대응하는 범위만 공제 |
휴업급여 | 급여가 지급된 기간의 일실수입 | 다른 기간의 일실수입에서 공제할 수 없음 |
장해급여 | 치료종결 후 장해로 인한 일실수입 | 대응하는 소극적 손해의 범위에서 공제 |
유족급여 |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 | 원칙적으로 수급권자가 상속한 채권 범위에서 공제 |
장의비 | 장례비 손해 | 실제로 인정된 장례비 범위에서 공제 |
위자료 | 직접 대응하는 산재보험급여 없음 | 산재보험급여를 위자료에서 공제할 수 없음 |
급여의 명칭만 보고 공제 항목을 자동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지급 목적, 대상 기간, 법원이 인정한 손해 항목 사이의 대응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짝이 맞지 않는 공제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줄부터 다툽니다. 그다음 과실상계를 곱한 위치를 봅니다. 공제보다 먼저 곱해져 있으면 종전 방식이므로 전원합의체 판결로 바로잡습니다.
사망 사건이라면 한 가지를 더 봅니다. 유족급여는 상속재산이 아니라 수급권자의 고유한 권리입니다. 그래서 망인의 손해배상채권 전체에서 빼는 것이 아니라, 수급권자가 상속받은 몫에서만 뺍니다(대법원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이른바 상속 후 공제). 유족급여 수급권자가 아닌 공동상속인의 손해배상채권에는 그 유족급여가 당연히 공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각 상속인의 상속분, 수급권자의 범위, 유족급여의 종류와 지급 형태에 따라 계산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다247405 판결에 따르면 유족보상연금은 수급자격자 가운데 법률상 순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수급권자가 되므로, 실제 수급권자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별도로 계산합니다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망인의 일실노령연금과 같은 목적·성격의 급부로 평가될 수 있어 대응하는 일실노령연금 손해에서 공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족연금은 수급권자의 고유한 권리이므로,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57401 판결에 따라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노령연금 상당 손해배상채권의 범위에서만 공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장래 유족연금의 산정 기간과 현가 계산은 연금의 종류, 수급자격, 망인의 기대여명과 구체적인 청구 구조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산재 유족급여와 국민연금 유족연금을 같은 항목에 합쳐 일괄 공제해서는 안 됩니다.
내게도 해당될까?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급여의 항목별 금액을 알고 계십니까 (합계만 알고 있다면 지급확인원부터 떼야 합니다)
상대방 계산표에서 과실비율을 곱한 것이 급여를 빼기 전입니까, 후입니까
위자료 항목에서 산재급여를 뺀 흔적이 있습니까
휴업급여를 지급 기간과 무관하게 일실수입 전체에서 뺐습니까
사망 사건이라면, 유족급여를 수급권자 아닌 상속인의 몫에서도 뺐습니까
2~5번 중 하나라도 "예"라면, 그 계산표는 대법원 기준과 다르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금 확보할 자료
보험급여 지급확인원 — 근로복지공단 발급. 급여 항목별 금액과 지급 기간이 나옵니다. 이 글의 모든 검증이 이 서류에서 시작됩니다
휴업급여 지급 내역 — 어느 기간에 대해 지급되었는지가 공제 범위를 정합니다
장해등급 결정 통지서 — 장해급여액과 장래 일실수입 산정의 출발점입니다
상대방(회사·보험사)이 제시한 손해액 계산서 — 항목·순서를 검증할 대상 그 자체입니다
급여명세서 또는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 일실수입 계산의 기초 소득자료입니다
진료비 계산서·영수증 — 요양급여로 처리되지 않은 본인부담 치료비를 가려냅니다
과신은 금물입니다
공제 후 과실상계는 순서를 바로잡는 것이지 과실 자체를 없애 주지 않습니다. 본인 과실비율이 크면 바뀐 방식으로도 남는 금액은 줄어듭니다. 과실비율 산정 자체가 별도의 큰 싸움입니다.
사고에 회사 외의 제3자가 얽힌 경우(하청 구조, 공동불법행위)에는 공단의 구상권과 가입 사업주의 부담 부분이 함께 계산되어 구조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대법원은 산재보험에 가입한 사업주의 과실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단이 다른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없다고 봅니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이 글의 계산을 그대로 대입하기 전에 사건 구조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공제 순서를 바로잡아도 책임 제한이라는 변수가 남습니다. 근로자의 구체적인 작업방법, 안전교육과 보호구 지급 여부, 사용자의 지휘·감독, 위험을 회피할 현실적인 가능성 등에 따라 과실비율과 책임제한 사유는 사건마다 새로 판단됩니다.
산재보험급여·건강보험급여·연금·민간보험금은 제도와 급여의 성격이 서로 다릅니다. 한 표에 넣어 일괄 차감하면 오류가 생기기 쉬우므로, 어느 급여가 어느 손해와 같은 성질인지, 어느 기간과 누구의 손해에 대응하는지를 제도별로 따로 따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산재보험금을 받았는데 회사에 또 청구하면 이중으로 받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같은 성질의 손해에서 받은 급여를 공제하므로 중복은 없습니다. 급여로 채워지지 않은 부분과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입니다.
Q2. 계산 순서가 바뀌면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공제 대상 급여가 같은 성질의 손해액 범위 안에 있다는 전제에서는, 받은 급여에 본인 과실비율을 곱한 금액만큼 차이가 납니다. 급여 4천만 원에 과실 30%라면 1,200만 원입니다.
Q3. 위자료에서도 산재급여를 빼나요. 아닙니다. 위자료와 같은 성질의 산재급여는 없으므로 공제할 수 없습니다.
Q4. 휴업급여를 손해액보다 많이 받았으면 남는 게 없나요. 휴업급여는 지급된 기간의 일실수입에서만 공제됩니다. 남는 초과분을 다른 기간이나 다른 성질의 손해에서 빼지는 못합니다.
Q5. 유족급여는 상속인 전원의 몫에서 빼나요. 아닙니다. 유족급여는 수급권자의 고유 권리이므로, 수급권자가 상속한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입니다. 실제 배상액은 사고 구조, 과실비율, 산재급여의 종류와 지급기간, 상속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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