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이변, 이상현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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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손해배상 (보험금 미지급, 손해배상 청구 등)

    제조물책임 - 고양이가 하이라이트 버튼을 눌러 화재가 발생한 경우 (1)

    아파트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는 소방관 출동 후 금세 진압되었지만, 소훼, 그을음, 소방수 등...
    Jul 07, 2024
    제조물책임 - 고양이가 하이라이트 버튼을 눌러 화재가 발생한 경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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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는 소방관 출동 후 금세 진압되었지만, 소훼, 그을음, 소방수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국과수가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물체들을 수거해 감식한 결과, 커피머신 내부 전선에서 전기적 용융흔이 관찰되었고 이에 국과수는 커피머신을 발화점으로 특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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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는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제조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보험사는 국과수의 감정서를 주된 증거로 삼아 커피머신 자체 결함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으므로 제조사는 제조물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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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맞서 저는 피고 제조사를 대리하여 방어했습니다. 화재는 고양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커피머신의 결함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에 관한 원고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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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은 원고 보험사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5. 31. 선고 2023가단25774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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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문에 설시된 판단 부분은 매우 간략하지만, 이 사건에서 오갔던 공방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아래에서 사건의 쟁점 및 상호 간의 공방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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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2 및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달리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는 것으로서 충분합니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다3136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 보험사가 피고 제조사에 제조물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① 피고들이 제조물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용되는 상태였다는 사실, ② 이 사건 화재가 피고가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사실, ③ 이 사건 화재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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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보험사가 국과수 감정서를 바탕으로 피고 제조사의 제조물책임을 주장할 때까지만 해도, 원고 보험사가 우세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국과수가 현장에서 직접 제조물을 수거 감식한 뒤 제조물 내부에서 단락흔까지 발견하여 이를 발화점으로 특정했다면, 이를 뒤집을만한 강력한 증거가 없는 한 피고 제조사는 책임을 져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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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피고 제조사에게는 소방서의 화재현장조사서가 있었습니다. 화재현장조사서에는 화재 현장에서 고양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었고, 하이라이트 위에 고양이 사료통이 놓여 있는 모습 및 사료가 흩어져 있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 담겨 있었습니다. 원고 보험사가 제출한 국과수 감정서에는 소방서의 화재현장조사서에 담긴 내용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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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보험사는 '하이라이트(인덕션)와 무관하게 이 사건 제조물 내부 커넥터의 결함(절연 미흡)으로 화재 발생이 시작되었으며, 피고의 배타적 지배영역 하에 있는 이 사건 제조물의 내부 결함이 없었다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원고 보험사는 그 근거로 소방서의 화재현장조사서가 오류를 범했고, 하이라이트 자체에는 별다른 손상이 없었으며, 이 사건 화재 당시 하이라이트 스위치가 눌러진 상태였다고 볼 수 있는 아무런 자료도 없고, 만약 인덕션에서 시작된 외부에서의 연소로 이 사건 제조물이 발화된 것이라면 같은 정도 손상된 전해수기 내부에서 발견되지 않은 전기적 특이점이 유독 이 사건 제조물의 내부 커넥터에서만 식별되었을 수는 없다는 점 등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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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대해 피고 제조사는 커피머신 내부에서 단락흔이 관찰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2차흔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 화재 당시 건물 소유자 ㅇㅇㅇ가 ① 외출 당시 이 사건 하이라이트에 콘센트를 인가한 사실 ② 이 사건 하이라이트 상부에 이 사건 제조물 또는 불상의 물체를 놓아둔 사실, ③ 이 사건 하이라이트 주변에 고양이 사료통을 둔 사실 등에 비추어, 건물 소유자는 고양이로 하여금 ㉮ 이 사건 하이라이트의 전원을 눌러 ㉯ 전도, 복사열을 발생시켜 ㉰ 이 사건 제조물을 포함한 주변 물체를 가열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을 방치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러한 과정을 통해 화재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 제조사는 ①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용되지 않았고, ② 이 사건 화재가 피고가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제조물의 결함 및 이 사건 화재와의 인과관계가 제조물 책임법 제3조의2 에 따라 추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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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는 피고 제조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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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이 선고된 후, 원고 보험사가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원고 보험사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법안전감정서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법안전감정서의 허점을 지적하여 피고 제조사를 성공적으로 방어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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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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