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가(2)
최근 자살 관련 보험금 분쟁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선고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 글에서 다룬 판결들과 유사한 쟁점을 다룬 또 다른 대법원 판결(2021다297529)을 소개하고자 함.
이 사건에서의 특이사항은, 망인이 생전 자살에 이르기 전 주요우울장애를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사실이 없었음에도 평소 우울 증상을 호소했다는 점, 망인이 주요우울장애를 겪고 있었다는 점을 추단할 심리학적 의견서 등에 비추어 망인이 자살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를 판단했다는 점이다.
사건의 개요
망인이 야근 후 귀가했다가 자택 안방 욕실에서 샤워기에 목을 매어 사망하였음.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보험약관상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보험금을 청구하였음.
그러나 원심은 망인이 사고 당시 정신질환이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함.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결과 다르게 판단. 그 논리는 다음과 같음.
1. 자살 면책 조항이 있더라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님.
2. 피보험자의 자살 당시 상태와 관련하여, 피보험자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했다는 의학적 견해가 제출되었다면 함부로 부정할 수 없음.
3. 나아가 생전에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이 없거나 관련 치료를 받은 이력이 없더라도, 법원은 피보험자의 나이, 성행, 자살에 이를 때까지의 경위와 제반 정황, 사망 전 남긴 말이나 기록, 주변인들의 진술 등 모든 자료를 토대로 정신적 심리상황 등에 대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망인의 주요우울장애 발병가능성 등을 비롯해 그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음.
4. 원심은 망인이 호소한 증상, 심리학적 의견서 등에 비추어 주요우울장애로 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을 여지가 있음에도 사망하기 전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 유족 등 주변인의 진술 등을 비롯한 모든 사정을 토대로 망인의 당시 정신적 심리상황 등에 대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망인의 주요우울장애 발병가능성 및 그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인지 여부 등을 심리하였어야 한다
정리
그동안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대한 해석 기준에 대한 판결이 거듭 선고되었는데, 이번 판결은 정신질환 진단 및 치료 이력이 없더라도 다양한 정황증거를 통해 자유의사 제한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법무법인 한일 변호사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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