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전공제회, 보험사를 상대로 한 공제금, 보험금 청구
안녕하세요. 이상현 변호사입니다.
저도 중학교 다닐 때 운동장에서 축구하다가, 3학년 선배의 안경을 파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가해 학생의 어머니에게 사과를 하면서 안경 구입 비용, 위로금 조로 몇 만 원 정도를 지급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끼리 안전사고, 심지어 싸움이 나서 큰 흉터가 생겨도 사과와 약간의 위로금, 위로 물품 등을 주고 합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과자종합선물세트나 과일 바구니를 들고 피해 학생의 집을 찾아 사과하는 식이죠. 학생을 상대로 한 소송도, 일상배상책임보험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었겠죠. 암튼 그땐 그런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학교 내에 근대적인 해결 도구가 본격 도입되었죠.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 발생하면 학폭, 사고가 발생하면 학교안전공제나 일상배상책임보험 등의 제도가 즉시 발동됩니다. 이 글에서는 학교 내 학생들끼리, 혹은 학생과 학교 외부인들 사이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지 살펴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놀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해 다친 경우
공제급여 또는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까?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아이가 다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끼리 학교에서 놀다가 다친 경우, 피해 학생은 학교안전공제회에 공제금을 신청해 지급받을 수가 있습니다. 학교는 학교안전공제회에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기 때문이죠.
학교안전공제회는 가해학생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가해학생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면 구상을 당하지 않습니다.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구상을 당하지 않는 건데요. 어떠한 경우를 경과실로 볼 것인지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한편 가해 학생 측이 일상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피해 학생은 해당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있는데, 이걸 가해 학생이 가입한 보험사에게 직접 행사하는 것입니다.
보험사와 학교안전공제회 중 누가 최종적 책임을 지는가?
그렇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피해 아동 측에게 '우리한테 보험금 청구하지 말고, 학교안전공제회에 공제금을 청구하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많습니다. 학교안전공제회와 보험사 실무자 사이에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최종적으로 누가 책임을 질까요.
대법원 판결 및 논거
이미 확립된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보험사가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안전공제회가 지급하는 공제급여는 사회보장적 성격을 갖는 재원입니다. 학교안전공제제도는 학교안전법에 따라 운영되는 일종의 사회보장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험사가 학교안전공제회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 보험사가 학교안전공제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보험사는 공제급여라는 재원으로 자신이 원래 져야 할 책임을 면하게 되므로 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학생이 (학생이 아닌) 일반인에게 해를 입힌 경우
반면 가해 학생이 학생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혔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피해자는 학교안전공제회 또는 가해 학생이 가입한 보험사에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보험사는 이 경우에도 학교안전공제회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을까요?
사례를 살펴봅니다.
중학생 A는 축구 동아리 활동을 위해 친구들과 공원 축구장으로 이동하던 중 맞은편 인도에서 걸어오던 B를 발견하지 못해 왼쪽 어깨로 부딪쳤습니다. B는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충격해 전치 20주 외상성 뇌주막하 출혈, 뇌경색 등 상해를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습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B 측에 공제금 1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A는 생전에 갑 손해보험과 을 손해보험을 상대로 각각 1개씩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을 들어놓았습니다.
이에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갑 손해보험과 을 손해보험을 상대로 공제금 전액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약관에 정한 비율로 분담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보험자대위)
1심, 2심의 판단
1심과 항소심 법원은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보험사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 공제금 전액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약관에서 정한 비율로 분담해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의 결론은 달랐습니다.
보험사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와 중복보험의 보험자 관계에 있고, 자기의 부담 부분에 한해 구상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학생이 외부인을 다치게 한 경우, 학교안전공제회가 학교안전배상책임에 따라 공제금을 지급합니다. 학교안전배상책임의 경우 임의보험입니다. 별도 가입이 필요하죠. 사회보험적 성격이 없고 수익사업에 해당합니다. (물론 여러 학교들이 학교배상책임공제에도 가입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안전배상책임에 대해서는 상법의 보험편 규정이 준용됩니다.
따라서 학교안전공제회가 학교배상책임공제에 따라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학교안전법에 따라 수급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학교안전공제회와 다르게 보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이 경우 학교안전공제회는 가해자인 피공제자의 책임보험자에게 피해자의 보험금 직접 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책임보험자와 중복보험의 보험자 관계에서 자기의 부담 부분을 넘어 피해자에게 공제금을 지급했을 때에 책임보험자의 부담 부분에 한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 경우 보험사의 입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고, 추후 학교안전공제회에 구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죠. 보험사도 학교안전공제회와 중복보험의 보험자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학생들 사이의 안전사고 발생 사건과는 결론이 다르죠.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급적 보험금 지급을 줄이는 게 최선이죠. 보험금을 지급하더라도 최대한 구상하는 것이 이익입니다. 학교안전공제회의 입장, 보험사의 입장, 학부모의 입장이 서로 엇갈릴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은 복잡다단한 사건들의 일면일 뿐입니다. 사실관계가 약간이라도 달라지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계신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이상현 변호사는 다수의 보험 사건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바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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